김신오 신작 시

시인과 토마토 /김신오

난지.. 2015. 7. 7. 11:37

시인과 토마토 /김신오

 

4월 어느 날

높은 아파트에 분양되어 온 것이

불안했었지.

 

키 작고 핏기 없는 나를

애지중지 보살펴 주는데

그녀의 손길은 너무도 정성이었지

 

함께 잘 지내보자 어루만지던 손

아침마다 보살핌으로

움츠렸던 내 키가 한 뼘씩 자라났지

 

나를 위해 창문을 활짝 열어두고

햇볕과 바람을 불러 주었고

날마다 신선한 물을 주는 거야

 

어느새 모두가 부러워하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매달았지

어찌나 좋아 하던지

더욱 으쓱 자라서 키가 3미터가 넘었어.

 

푸르게 더 푸르게

더 이상 부러운 것이 없었어.

그녀 보다 내가 더 행복해 지는 거야

 

'김신오 신작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태풍/김신오  (0) 2015.09.01
[스크랩] 모자 /김신오  (0) 2015.09.01
가뭄 해갈 /김신오  (0) 2015.07.07
완전한 꽃 /김신오   (0) 2015.07.07
고질병 /김신오  (0) 2015.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