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오 신작 시

한강 /김신오

난지.. 2015. 6. 17. 23:08

 



한강 /김신오

 

서울 여름은

한강물이 최고였는데

똥물이란 소문이 나고부터

고기도 잡지 않고

사람들은 수영을 하지 않았지

 

한여름 홍수가 지고

검붉은 강물이 밀려 내려가면

더러운 도시를 씻어낸 물이

재래식 화장실 같았지

 

환경정화 운동 수십 년

생태보존 하자고 계몽을 해서

겨우 살아난 한강물에

이름 모를 외래 물고기가 서식하고

유람선이 떠다니면서

생태가 파괴되고 있는 거야.

 

어찌하지 못하는 삶의 더러운 찌꺼기들이

강물 속 깊숙이 숨어서 흘러가고

그 물을 다시 걸러먹고

제 뱃속에 한강물이 흐른다는 걸

모르고 깨끗한 척 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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