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오 신작 시

비 /김신오

난지.. 2015. 6. 9. 12:29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비 /김신오

 

먹구름 아래로 비가 내린다.

낮 시간인데

밤이 내려앉는다.

늙으신 어머님의 미래 같은

구름은 눈을 어둡게 하고

옷 속으로 냉기를 밀어넣는다.

 

어머니는 긴 여행에

닳고 닳은 신발이 벗겨진다.

여비도 없이 한 벌 옷으로

등에 진 과거를 깡그리 내려놓고

차가운 빗속을 울면서 걸어오신다.

 

비가 쏟아진다.

어머니 가슴에도

뼈 속에도 비가 내린다.

 

 


 

 

'김신오 신작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들레 /김신오  (0) 2015.06.09
영혼달래기 /김신오  (0) 2015.06.09
느티나무와 도장나무 /김신오  (0) 2015.06.09
나이 몇이요? /김신오   (0) 2015.06.09
[스크랩] 화장을 모르는 여자 /김신오  (0) 2015.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