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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김신오
먹구름 아래로 비가 내린다. 낮 시간인데 밤이 내려앉는다. 늙으신 어머님의 미래 같은 구름은 눈을 어둡게 하고 옷 속으로 냉기를 밀어넣는다.
어머니는 긴 여행에 닳고 닳은 신발이 벗겨진다. 여비도 없이 한 벌 옷으로 등에 진 과거를 깡그리 내려놓고 차가운 빗속을 울면서 걸어오신다.
비가 쏟아진다. 어머니 가슴에도 뼈 속에도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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